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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have fun!/삶 : Life

뮤지컬뱅크 2015. 10. 11. 14:46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고, 질문하고 있는 것이 ''이라는 단어인 듯 하다. 우리 아이에게도 가끔 물어본다.

 "지현이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어요?"

 "예쁜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되고 싶고, 엄마처럼 맛있는 음식을 하는 요리사도 되고 싶어요.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고민이에요."

아내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해본다.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

 "딱히 하고 싶은게 생각나지 않네요..."

아이일 때는 꿈이 그렇게 많은데,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점점 ''이라는 단어와 멀어지는 것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고민할 시간조차 없는 사람들도 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직업의 소득 수준, 타인의 시선 등을 고려하면서 ''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나에게도 가끔 회사 동료들이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레미제라블'과 같은 감동적인 뮤지컬을 제작하고 싶은 것이 꿈이지만, 가정을 이루고 나니 섣불리 공연제작에 뛰어들 수 없어서 제작보다는 마케팅 분야에서 역량을 키우고 있죠."

 "꿈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바로 대답하시는 것이 무척 부러워요. 저는 아직 제 꿈이 무엇인지 명확하지도 않고, 설사 제 꿈을 찾더라도, 그 꿈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꿈을 마음 속에 품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누군가의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큼 세상살이가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 안타깝기만 하다.

 

 학창시절, 남경읍, 남경주, 최정원씨가 열연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보면서 받았던 감동의 여운이 너무도 컸기에 막연하게나마, 뮤지컬 관련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전역 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싶어서 춤도 배워보고, 뮤지컬 동회회나, 공연기획자 모임에도 참석하고, 예술경영대학원에 진학하였지만, 갈증은 커져만 갔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대학원 동창의 소개로 "사랑은 비를 타고"를 제작했던 회사에 입사하였다. 본격적으로 뮤지컬 일을 하게 되어 무척이나 기뻤지만, 열악한 환경은 경제적으로 나를 힘들게 했다. 막연하게나마 동경하던 분야에서 일한다는 것은,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차라리 안정적인 회사에 근무하면서 취미로 좋은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차에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관람하면서 다시금 꿈을 꾸게 되었다. 공연의 감동이 너무 커서, 관람 후 공연 프로그램북을 살펴보다가 뮤지컬 '레미제라블' 제작자인 카메론 매킨토시가 '레미제라블'40살에 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명작을 접하면서,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더 멋진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불타올랐고, 나도 아직 늦지 않았음을 자각하며 설레기 시작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방법 중의 하나로 '우선 실행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TV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나서 드럼을 연주하는 드러머가 되고 싶다면, 직접 드럼 학원에서 1개월만 배워보면, 정말 드러머가 되고 싶은 것인지, 단지 멋있어 보였던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드럼연주를 위해 '파라디돌'과 같은 단순 반복연습을 하다보면,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행하지 않고 계속 고민만 한다면, 어느 순간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사라질 것이다. 한 걸음 움직이는 것이 어려울 뿐이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게 된다면, 자신의 꿈을 찾게 될 것이고, 꿈을 찾게 된다면, 활력넘치는 삶은 덤으로 얻게 될 것이다.

 

 내가 본 뮤지컬 중에 최고는 '레미제라블'이다. 과연, 내가 그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최고의 뮤지컬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기에 내가 하는 모든 일이나 배움은 결코 힘들지 않고 즐거운 것이다. 이것이 꿈이 가진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아이들은 꿈이 자주 바뀐다. 하지만, 늘 무엇인가를 꿈꾸고 있다. 그래서 어른보다 더 행복해 보이는 것은 아닐까? 망설이기보다,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겨보시길 권해본다. 멋진 요리사가 되고 싶다면, 요리학원에 등록하고,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조언도 찾아보고, 맛있는 최고의 요리도 맛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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